[자영업자 스토리] - 자영업 1일차 / 첫 주문이 들어오다!!

"드디어 사장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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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오픈 이전에 청소와 각종 정리로 매장에 많이 나와서 오픈 첫날은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전날 3시간 정도 자고 자기 전에는 내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생각을 하는 탓에 잠에 쉽게 들지 못했다. 아침에 눈을 뜨고 내 매장으로 출근하러 가는 길이 어색하고 매장 문을 열고 들어가서 없는 건 없는지 한 번씩 더 체크하고 있는 내가 보였다.

저는 파랑이 입니다.

매장을 깔끔하게 정리했으니, 일 할 맛도 난다! 타이머도 깔끔하게 다 사놨고, 프라이 팬 및 떡볶이 팬 까지 세팅완료! 들어와라 주문아 세상에서 제일 맛있게 해 줄 테니

화구 스테이션

우리 배달의 민족 소개에 쓸 사진

과연 첫 주문은 언제 들어올까, 무슨 메뉴가 들어올까,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생각이 많아졌었다가, 11시 고사 지낼 시간이 되니 고사 준비로 머릿속에 그런 생각들은 다 지워졌었다. 11시가 넘어서 고사를 지내는데 갑자기 울리는 “배달의 민족 주문” 우리가 배운 대로  물 정량에 소분해놓은 식재료를 넣고 양념장을 풀고, 시간에 맞춰서 그대로 포장용기에 담고 기사님이 오기를 기다렸다. 기사님이 바로 오셔서 포장되어있는 용기를 가져가셨다. 첫 음식에 대해 과연 고객이 어떻게 반응할까, 바로 리뷰가 달릴까?라는 걱정이 머리에 가득 차 있을 때 바로 또 주문이 들어왔다. 나와 내 친구는 서로 쳐다보면서 와 씨 이게 뭐여 하면서 메뉴를 순탄하게 빼냈고, 우리는 놀래서 황당하여있었다.

(왼) 마삼떡 (오) 마삼떡에 치즈추가

그리고 몰랐었는데, 우리 이때까지 계속 큰 용기에 나가고 있었다. 1인분 용기와 큰 거 용기 하나 이렇게 시켰었는데, 알고 보니 큰 거에도 소, 중으로 나뉘어 있었고 중 자리에는 많이 추가되어 있는 것을 담아서 나가야 했는데 소가 없다 보니 다 중에 나갔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 작은 차이로 메뉴의 양이 적어 보일 수 있고 그러면 손님이 뭐야 여기 양이 적네 이렇게 하면서 재주문이 안 들어올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배달에서는 이렇게 용기 하나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한다.

화환들

이 전주에 1주일 정도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가오픈 기간 때 다 오라고 해서 음식을 해서 줬는데, 친구들이 작은 화분들을 많이 선물해줬다. 필요 없다고 했지만, 다들 가지고 오는 것이 너무 고마웠고 더욱더 잘해서 친구들 한테 보답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마삼떡 C세트 메뉴

이제 앞으로 10-2 (나 10-12, 친구 12-2) 14시간의 삶 연중무휴로 이 매장에서 속박되어있을 텐데, 내가 과연 잘해나갈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내 개인적인 시간이 하나도 없는 삶이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것도 몇 가지 포기를 해야 하는 현실에 인정하고 빠르게 적응해나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리뷰 하나하나씩, 찜 하나하나씩 늘어가는 매장 보면서 힘내자

딱 1년 정도 고생해보자 아직 젊다 나는! 1년정도 고생해보면 배달시장에 어느 정도는 통달되어 있겠지! 파이팅하자 원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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